생활일반

제대로 알고 있나요? 신정과 설날의 차이

기사입력 2016.02.02 17:11
  • 음력 정월 초하루는 우리의 전통 민속명절인 ‘설날’이다. ‘설’은 새해의 첫날을 뜻하는 날로 우리나라는 태양력에 따른 설인 ‘신정’과 전통명절인 음력 기준의 ‘설날’을 모두 법정 공휴일로 정해 놓고 있다.

    많은 사람이 ‘신정’과 ‘설날’을 단순하게 양력과 음력 차이로 알고 있지만, ‘신정’과 ‘설날’에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숨어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음력 1월 1일을 새해의 첫날로 여겼다. 태양력을 공식 수용한 1896년에도 사람들은 모두 음력설을 새해의 첫날이자 명절로 지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우리나라 전통문화 말살 정책의 하나로 세시 명절인 설날 쇠기를 금지하고, 양력 1월 1일을 명절로 지내도록 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시대의 탈아입구론(脱亜入欧,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 열강에 들어가자)에 입각해 음력 명절 날짜를 양력에 그대로 적용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음력설을 명절로 지내자, 일본은 양력 1월 1일을 새롭고 진취적인 설이라는 뜻의 ‘신정(新正)’이라 이름 짓고 공식적인 새해의 첫날로 지정했다. 그리고 음력설은 오래되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미의 ‘구정(舊正)’으로 부르게 했다.

    일제가 전통문화 말살을 위해 만든 ‘신정’과 ‘구정’은 일제의 양력설 정책을 답습한 한국 정부에 의해 해방 후에도 계속되고 장려되기까지 했다.

    1949년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만들어질 당시 신정의 법정 공휴일은 총 3일이었지만, 음력설은 설을 이미 지냈다는 이유로 공휴일이 되지 못했다. 이후 음력설을 1985년 ‘민속의 날’로 명칭이 바뀌어 하루의 법정 공휴일로 인정되었고, 1989년 ‘설날’로 다시 명칭이 바뀌며 지금과 같은 3일 공휴일 체제로 변경되었다. 3일을 쉬던 신정이 지금과 같은 1일 공휴일로 바뀐 것은 1999년부터다.

    오랜 시간 수모의 세월을 겪고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우리의 민속명절 ‘설날’과 ‘신정’의 차이를 바로 알고 있다면, 설날을 더욱 뜻깊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덧붙여 일제의 잔재인 '신정'보다는 '양력설' 혹은 '1월 1일'이라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