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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꾸뻬씨의 행복 여행

기사입력 2015.11.23 15:24
  •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가 행복의 참된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실제 파리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였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소설이다.

  • 의사로서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던 꾸뻬씨는 어느 날 자신 역시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다. 마음의 병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어떤 치료로도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알기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난다.

    중국, 아프리카, 미국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꾸뻬씨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여행 도중 노상강도에게 납치를 당해 죽을 고비를 넘기는가 하면, 비행기에서 죽을 뻔한 여자를 구해주기도 하는 등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겪어 나간다. 그는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행복의 조건을 하나씩 정리해가는데, 그가 수첩에 적은 행복의 조건은 절대 독특하거나 새로운 것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고 생각해 봤음직한 내용이다. 행복이란 선물상자 속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실체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섰다.

  • 영화 스틸컷
    ▲ 영화 스틸컷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2014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코미디 영화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선보였던 영국 배우 사이먼 페그가 주인공 ‘헥터’ 역을 맡은 영화는 좀처럼 긴장감이나 흥분이 느껴지지 않는 소설과 달리 훨씬 생생하며 활기차다. 소설 속 ‘엄마 친구 아들’ 같은 느낌의 꾸뻬씨를 좀 더 인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꾸뻬씨 외에도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의 비중이나 설정을 원작과 달리해 재미와 감동의 요소를 배가시켰다. 영화 속 행복 노트에 담긴 메시지는 소설 속 23개보다 7개가 줄어든 16개지만, 영화가 담은 메시지가 소설보다 넓고 깊게 가슴을 울리는 것은 좀더 우리에게 가까워진 친근한 캐릭터의 힘일 것이다.

    헥터가 수첩에 행복의 의미를 적을 때마다 보여주는 수준급의 일러스트도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다.

    행복을 대하는 자세와 이상향을 다시 생각해주는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분명 유익한 소설이다.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영화와 소설 모두 봐도 좋은 작품이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너무나 반듯한 소설보다는 등장인물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참고로 ‘꾸뻬씨의 행복여행’의 원작 소설과 영화 제목은 ‘헥터의 행복 여행(Voyage d'hector ou la recherche du Bonheur)’이며, 주인공의 이름도 '꾸뻬'가 아닌 '헥터'다. ‘꾸뻬’는 소설을 한국어로 처음 번역할 때 조금 더 프랑스인 같은 이름이 어울릴 것이라는 의견에 의해 바꾼 것으로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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