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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만난 바다 동물" 울산 반구대 암각화

기사입력 2015.11.23 11:26
7000년 전 바위에 그려진 숨은 그림을 찾다
  • 우거진 숲 사이를 지나 마주친 절벽. 깎아진 절벽 위로 그림자가 비치자 선명한 그림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림 속에는 바다에서나 보던 수염고래와 상어 등의 바다 동물이 또렷하게 묘사돼 있다. 이곳은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盤龜臺 岩刻畫)다.

  •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
    ▲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
    울산 울주군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995년 국보로 지정됐다. 이곳은 신석기시대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는 설과 청동기시대의 작품이라는 설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표현양식과 내용 등을 보면 모두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원하는 그림을 추가하는 등의 신앙적인 장소로 여겨진 것이라 보고 있다.

    암각화는 선사시대 북태평양 연안의 독특한 해양문화를 담고 있는 유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인류 최초의 고래잡이 유적으로 평가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있다.

  • '반구대 암각화'는 너비 8m, 높이 5m의 바위 면에 290여 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 '반구대 암각화'는 너비 8m, 높이 5m의 바위 면에 290여 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를 직접 보기 위해서는 울주군 대곡리로 향해야 한다. 가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KTX 울산역에서 348번 버스를 타면 된다. 단, 버스 시간표 확인은 필수다. 하루에 3번만 운행하기 때문이다. (※ 울산역 출발은 10시와 13시, 16시이고 박물관 출발은 11시와 14시, 17시이다.)

    약 한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암각화박물관이다. 이곳은 반구대 암각화를 보기 전 꼭 들러야 하는 코스다. 반구대 암각화의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주요 전시물은 반구대 암각화의 실물모형과 암각화 유적을 소개하는 영상,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모형, 각종 체험시설 등이다.

  • 암각화박물관에서는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암각화박물관에서는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물관 관람이 끝난 뒤 오른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쭉 걸으면 반구대 암각화에 도착한다. 가는 길목에는 울산 12경으로 알려진 반구대도 볼 수 있다. 반구대란 거북이 한 마리가 엎어져 있는 모습을 말한다. 굽이 흐르는 물살과 어우러진 언덕의 모습은 한 폭의 수묵화와도 같다.

  •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을 한 울산 12경 '반구대'의 모습.
    ▲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을 한 울산 12경 '반구대'의 모습.

    반구대를 지나면 대나무 숲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이를 느긋하게 걷다 보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씻어져 내림을 알 수 있다. 숲길을 빠져나오면 드디어 반구대 암각화가 모습을 훤히 드러낸다. 과거에는 암각화 바로 앞까지 가서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훼손의 이유로 망원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 반구대 암각화는 대나무 숲길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
    ▲ 반구대 암각화는 대나무 숲길을 지나야 만날 수 있다.
    너비 약 8m, 높이 약 5m의 절벽에는 290여 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중 동물 그림은 146점, 주제를 알 수 없는 그림 51점, 각종 도구 13점, 인물상 11점 등으로 표현돼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이 있다. 암각화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오후 3시부터 해 질 녘 사이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햇빛에 비친 그림자가 바위에 새겨진 그림을 또렷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 이곳에는 문화 해설사가 상주해 있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와준다.
    ▲ 이곳에는 문화 해설사가 상주해 있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와준다.
    시간대가 달라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망원경 뒤편 안내소에는 문화 해설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암각화에 대한 설명은 물론 망원경의 위치를 조정해 사람들이 그림을 보기 쉽도록 도와준다.

    만약 해설사분을 찾지 못한다면 망원경 옆의 안내판을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암각화 그림을 확대해놓은 안내판에는 앞서 이야기 한 290여 점의 그림은 물론 고래와 상어, 거북이, 호랑이 등 약 20여 종의 동물들도 살펴볼 수 있다.

  • 암각화의 그림은 안내판을 통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다.
    ▲ 암각화의 그림은 안내판을 통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다.
    한편, 암각화 주변으로는 신라시대 왕족과 화랑의 기록을 담고 있는 천전리각석(蔚州川前里刻石)과 고려 말 충신 정몽주 선생이 찾았다고 전해지는 반구대(盤龜臺),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이 녹아 있는 건축물, 지질시대의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의 역사와 자연도 만나볼 수 있다. 

  • 암각화를 잘 보기 위해서는 오후 3시부터 해 질 녘에 찾는 것이 좋다.
    ▲ 암각화를 잘 보기 위해서는 오후 3시부터 해 질 녘에 찾는 것이 좋다.
    ☞ 여행정보

    암구대 암각화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안길 285
    전화: 052-229-6678

    울산암각화박물관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254
    전화: 052-229-6678
    홈페이지: http://bangudae.ul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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