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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하늘이 무너져도 곰(두산)이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

기사입력 2015.10.23 16:37
  • 두산을 탈락 위기에서 구해낸 에이스 니퍼트.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제공.
    ▲ 두산을 탈락 위기에서 구해낸 에이스 니퍼트.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제공.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3차전 패배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던 두산이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 속에서 솟아날 구멍을 발견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인 에이스 니퍼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은 숱한 기회를 날리고도 니퍼트의 완벽투에 힘입어 NC를 7:0으로 잡아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3차전에서 3안타의 빈타에 시달렸던 두산은 4차전에서도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2회 말 4번 타자 김현수와 5번 타자 양의지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홍성흔의 희생 번트 후 7번 타자 오재원의 타구가 NC 선발 투수 해커에게 걸려 3루 주자 김현수가 횡사했고 8번 타자 오재일의 타구마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3차전 2회에 득점한 이후 9이닝 만에 찾아온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3회 말에는 2사 후에 2번 타자 허경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했지만 3번 타자 민병헌의 스탠딩 삼진으로 살리지 못했고, 4회에도 선두 타자 김현수가 볼넷을 고른 후 1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오재원의 좌익수 플라이와 오재일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또다시 선취점을 뽑아내는 데 실패했다. 슛은 이어지는데 끝내 골은 터지지 않는 축구와도 같은 형국이었다.

    지난 18일 마산에서 치렀던 1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114개의 공을 던지며 완봉승을 올렸던 두산 니퍼트는 나흘만의 출전인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타자들이 선취점을 올려준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으련만 터질 듯 터지지 않은 채 이닝만 쌓여가고 있었으니 제아무리 니퍼트라 해도 어깨가 무거울 터였다. 그런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길은 선취 득점밖에 없었다.

    두산이 기다리던 득점은 6회에 들어서야 나왔다. 선두 타자 민병헌의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 양의지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고, 포스트시즌 최다 출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홍성흔이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기는 했어도 오재원의 타구가 NC 1루수 테임즈 앞에서 크게 튀어 오르면서 간신히 2점을 먼저 얻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고영민의 적시타까지 이어지면서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졌다.

    7회에는 2루에 있던 허경민을 김현수가 2루타로 불러들이면서 1점을 추가했고, 8회에도 선두 타자 오재원의 안타와 함께 2사 후 정수빈의 볼넷과 허경민, 민병헌의 연속 2루타가 이어지면서 3점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최종 스코어는 7:0. 니퍼트와 해커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1차전과 똑같은 스코어였다.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으로서는 마른하늘에 내린 단비와도 같은 달콤한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4차전을 승리로 이끈 두산 김태형 감독은 "홈에서 2패를 하면 팬들에게 면목이 안 설 것 같았는데, 마산을 가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산 가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 눈에 안 보이는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다행히 집중력을 발휘해서 니퍼트가 워낙 잘 던진 게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고 "한 베이스 더 간다든가 하는 아쉬운 부분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코칭스태프와 얘기해서 5차전을 잘 준비하겠다"는 말로 5차전의 각오를 다졌다.

    NC 김경문 감독은 "생각했던 대로 타선이 좀 안 터져서 아쉬웠고, 상대가 잘 던진 것도 칭찬해야 한다. 우리가 못 친 부분은 돌아가서 깨끗이 잊고 5차전 준비를 잘하겠다"며 타격에 대해 아쉬워했고 "해커도 6회에 점수를 줬지만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했다. 6회 던지면서 3점이라면 자기 역할을 했다"라고 하면서 두산 니퍼트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던 해커의 투구에는 만족함을 표현했다.

    마산에서 1승 1패, 잠실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두 팀은 이제 장소를 다시 마산으로 옮겨 대구행 티켓을 위한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NC에서는 2차전 선발이었던 스튜어트를 선발로 내세웠고, 두산에서도 2차전에서 스튜어트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장원준이 출격을 대기 중이다. 2차전에서는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둔 스튜어트가 7회 무실점의 장원준에게 판정승을 거둔 상황. 과연 두 투수의 리턴 매치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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