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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김미선 앵커 "육아? 생방송보다 어려워…세상의 모든 엄마들 힘내세요"

기사입력 2015.10.14 14:39
최근 "福거북이 엄마가 됐다"며 출산 소식을 알려온 김미선 앵커, 그가 추석 연휴 임방울 국악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모습을 보였다. TV조선 '뉴스쇼 판'의 앵커로 28개월간 자리를 지키다 출산을 위해 하차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면 스튜디오에서 '말춤'도 마다하지 않았던 김 앵커는 안타까운 소식 앞에선 눈물을 터뜨리고야 마는 인간미 있는 앵커로 기억되고 있다. 스튜디오에서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이 천직일 것만 같은 김 앵커, 긴장감 팽팽한 생방송 현장을 떠나 육아 현장에서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안부를 궁금해 할 이들을 위해 김미선 앵커를 만났다.
  • '임방울 국악제' 사회를 맡은 김미선 앵커
    ▲ '임방울 국악제' 사회를 맡은 김미선 앵커
    Q. 출산 40여일 만에 임방울 국악제를 통해 방송 복귀를 했다. 좀 이르지 않나? 

    올해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 서울 국립국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제23회 임방울 국악제 ('국창 임방울의 소리 향연')의 사회를 맡아 오랜만에 인사를 드렸습니다. 평소 존경하는 회사 선배님께서 상징성이 있는 무대라며 진행을 권유하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나오게 됐습니다. 출산 44일 만이었는데 방송을 본 지인들로부터 깜짝 등장에 놀랐다는 문자가 이어졌어요.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서니 재미있고 일에서 느끼는 보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를 돌보는 게 제일 중요한 만큼 복직은 내년 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최근 건강한 여아를 출산했다고 밝혔는데 아기 자랑 좀 해달라.

    임신 기간에 매일 정쟁과 사건사고 뉴스만 다루다보니 아이 태교가 많이 걱정됐는데요, 우려와 달리 아이는 심성이 매우 고운 것 같아요. 힘도 무척 셉니다. 건강이 최고지요.

    Q. 날마다 시청자들을 마주하던 생방송 앵커로서의 삶을 잠시 떠난 엄마로서의 삶은 어떤가?

    단언컨대 '육아'는 생방송보다 어려워요. 요즘 '전투육아'라는 말이 있잖아요? 엄마들 엄살인 줄 알았는데, 절대 아니에요!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든 표현입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정말 다시 봤습니다. 다들 힘내세요!

    Q. 28개월간 지켜온 메인 앵커자리, 하차하기 아쉽지 않았나?

    '뉴스쇼 판' 마지막 방송이 끝나자 모든 스텝들이 스튜디오에서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50대 남자 선배들은 눈물을 흘리셨어요. "왜 우시냐" 고 물었더니 처음부터 함께 고생한 게 생각나 그랬다고 하시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환송은 방송인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었던 것 같습니다. '판'의 팀원으로 28개월간 '시청률 1등'을 지켰고, 분에 넘치는 무거운 짐을 무사히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좋은 후배들이 자리를 더욱 빛내줄 거고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 '임방울 국악제' 출연진들과 함께한 김미선 앵커
    ▲ '임방울 국악제' 출연진들과 함께한 김미선 앵커
    Q. 김 앵커만의 방송 사고에 대처하는 TIP은?

    예전에는 방송 사고가 나면 당황하는 건 물론이고 며칠 동안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치명적인 사고를 제외하고는 사고가 살짝 기대되기까지 합니다. 사고를 사과하고, 원위치로 바로 잡아가는 과정은 생동감이 넘치거든요. 시청자와 진짜 라이브로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시청자 여러분들도 팩트가 왜곡되는 정도의 큰 사고가 아닌 이상 여유를 갖고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요. 사고가 나면 시청률이 오히려 잘 나오기도 한답니다. 말로는 이렇게 여유를 부리지만, 진짜 큰 사고가 나면 며칠 꿈자리가 뒤숭숭할 수도 있느니 사고를 미연에 막기 위해 무던히 사전 노력을 합니다. 사고는 예방이 최고에요.

    Q. 스튜디오에서 말춤을 추기도 하고 안타까운 소식엔 눈물을 흘리기도 한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청자들에게 어떤 앵커로 기억되고 싶나?

    납북된 국군포로 할아버지들에 대한 뉴스를 전하던 중 눈물을 흘렸죠. 이거야 말로 일종의 방송 사고인데 눈물만큼은 정말 대책이 없더라고요. 당시에는 현재 최희준 본부장이 아주 작은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낼 때였어요. 눈물이 주르륵 흐르자 제 머리 속에는 '나는 이제 죽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외로 많은 분들이 영상을 보시며 함께 공감해주셔서 크게 혼나지 않고 넘어갔지요. 공감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이상한 앵커'가 됐을 텐데 다행히 운이 좋았지요. 무조건 멋있는 앵커보다는 이렇게 시청자와 함께 공감했던 앵커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복직을 하게 되면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슈퍼맘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에 경제부로 발령이 났습니다. 사회부와 정치부 경험은 있지만, 경제부 일을 하는 건 처음입니다. 지금으로선 부원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는 게 '제1 목표'입니다.  
     
    Q. 김 앵커에게 '뉴스'란?

    '뉴스'는? 제 '삶'이죠. 그 안에 살지만 가끔은 회피하고도 싶은 제 '삶'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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