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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기사입력 2015.09.02 15:43
  • 일본 대표 추리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미스터리의 제왕이라 불리며 작품마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를 주인공으로 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많은 팬을 갖고 있는데, ‘용의자 X의 헌신’은 이 시리즈의 하나로 2006년 나오키상을 받고 일본 미스터리 소설사 이래 최초로 3개 부문 베스트 1위를 기록한 최고의 화제작이다.

  • ‘용의자 X의 헌신’은 여느 추리소설과 달리 처음부터 범인과 범행방법을 모두 털어놓는다. 하지만 범인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이야기의 재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추리의 핵심이 범인 찾기가 아닌 ‘유카와’와 ‘이시가미’라는 두 천재의 치열한 두뇌 싸움에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작은 도시의 연립주택에서 한 모녀가 중년의 남자를 교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범인은 남자의 전처인 ‘야스코’. 그녀는 돈을 갈취하러 온 전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는데, 옆집에 사는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몰래 짝사랑해온 그녀를 위해 범행 은폐에 나선 것이다.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며 야스코는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이시가미에 의해 만들어진 야스코의 완벽한 알리바이로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게 된다. 난관에 빠진 형사는 천재 물리학 교수 ‘유카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유카와가 이 사건에 자신의 동창이자 천재 수학자인 ‘이시가미’가 관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완전 범죄를 꿈꾸는 ‘이시가미’와 완전 범죄로 보이는 사건을 파헤치는 ‘유카와’. 과연 이 둘의 두뇌 싸움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 영화 스틸컷
    ▲ 영화 스틸컷
    ‘용의자 X의 헌신’은 2008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후지TV에서 방영된 인기드라마 ‘갈릴레오’ 시리즈의 주인공 후쿠야마 마사히루가 천재탐정 유카와 역을 맡고, 츠츠미 신이치가 수학천재 이시가미 역을 맡은 영화는 깔끔한 연출과 구성으로 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흘러가는 대로 눈을 맡기고 보기 좋다. 복잡하지 않으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형사들의 수사를 보기 좋게 따돌리는 이시가와의 행보는 묘한 쾌감을 전해주고, 영화의 장르를 추리물에서 휴먼드라마로 급선회하게 하는 마지막 반전은 영화의 여운을 오래도록 남게 한다.

    일반적인 추리물과는 다른 전개와 감성을 담고 있는 ‘용의자 X의 헌신’은 소설과 영화 어느 것을 보더라도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무료한 삶에 활력이 되어줄 가벼운 소설이나 영화를 찾고 있었다면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이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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