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일 년에 두 차례 큰 농민축제, 정월 대보름 그리고 ‘백중’

기사입력 2015.08.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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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예로부터 농민들에게는 일 년에 두 차례 큰 농민축제가 있었는데, 겨울철 휴한기인 정월 대보름과 여름철 휴한기인 7월 백중이다. 정월 대보름과 달리 백중은 요즘 거의 잊혀졌지만, 밀양백중놀이 등에 그 잔재가 아직 남아 있다.

    음력 7월 15일인 ‘백중(百中)’은 세 벌 김매기가 끝난 후 휴식을 취하던 때로, 농민들은 이날 술과 음식을 먹고 마시며 놀면서 하루를 보냈다. 

    농사의 고된 노동의 피로를 풀어내는 축제인 백중에는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다. 가정마다 햇과일을 따 조상에게 천신 차례를 지냈으며, 그해 농사가 가장 잘 된 집의 머슴을 뽑아 소에 태워 마을을 돌며 위로하는 ‘호미씻이’를 하기도 했다.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며 우물에 지내는 고사인 우물고사도 백중의 중요한 행사였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백중과 칠석이 혼재되어 칠석놀이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백중에는 머슴들에게 백중빔이라고 해 새 옷을 장만해 주었고, 모처럼의 휴가를 주어 즐기게 했다. 백중에는 머슴들에게 돈을 주기도 했는데, 돈을 받은 머슴들이 술과 음식을 사 먹고 물건을 사 ‘백중장’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백중은 무렵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 하여 백종(百種)이라고도 부르며, 이날 죽은 부모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차례를 지낸다고 해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한다. 이 외에 백중(百衆), 백종(百種), 백종절(百種節), 중원일(中元日) 등 백중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백중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백중날은 논두렁 보러 안 간다’, ‘백중 무수기에는 메밀농사 끝에 늘어진 불 보려고 구멍에 든 소라 다 나온다’, ‘백중에 물 없는 나락 가을 할 것 없다’, ‘백중에 바다 미역하면 물귀신 된다’, ‘칠월 백중사리에 오리 다리 부러진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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