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중국 사랑방] 上有政策 下有對策

  • 중국 민족학 박사 심형철
기사입력 2015.07.31 06:00
  •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 때문에 자유연애 혹은 남녀간의 애정표현이 매우 보수적일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막상 중국에 살아보니 자세한 속사정까지는 모르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요즘 중국이 전세계의 돈을 마구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중국 대도시의 경제발전은 눈부실 정도로 빠르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도 좋아지고, 좋아진 만큼 사랑의 공간도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

    중국 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최근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인주택(情侶公寓)’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일명 ‘쫑띠옌팡(鐘点房·시간 단위로 빌리는 방)’이라 불리는 이 연인주택은 일종의 중국식 ‘러브호텔’이다.

    중국에서 대학생은 결혼할 수 없다. 하지만 개혁·개방 이후 급속히 유행하는 성개방 추세를 법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노릇이다. 골머리를 썩고 있는 각 대학 당국은 교내에서 지나친 애정표현을 할 수 없고, 한 대의 자전거에 남녀가 함께 탈 수 없다는 등등의 고육책을 내놓았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위를 높여 동거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풍조가 만연할 기미가 보이자 중국 당국은 ‘대학생 교외셋방금지령(大學生校外租房禁止令)’이란 정책을 내놓았다. 물론 겉으로야 기숙사 외부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하지만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엔 대책이 있다.(上有政策 下有對策)’는 중국인의 생활 지혜는 언제나 당국의 정책을 앞서간다. 셋방을 얻을 수는 없지만 시간 단위로 방을 이용하거나 주말과 국경절, 노동절 등의 휴가 기간에 이용하는 러브호텔이 성황리에 영업 중이라고 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80% 할인이지만 주말(금요일 저녁)부터 방을 구할 수 없어 최소 3∼4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단다. 에어컨, TV, 샤워 시설 등이 갖춰진 쾌적한 연인주택 광고 전단지가 대학가에 휘날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 대학생들의 이용하는 러브호텔은 주로 대학교 인근의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개조한 것이다. 뜨거운 젊은 피를 갖은, 자석처럼 끌리는 청춘남녀들의 은밀한 공간의 필요성과 틈새시장을 노린 세계적 중국 상술이 자본주의 사회의 그늘진 그림자를 쫓고 있다.

  • 중국 민족학 박사 심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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