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중국 사랑방] 가짜 고추 사세요!

  • 중국 민족학 박사 심형철
기사입력 2015.07.28 06:00
  • 중국에서 가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중국인들조차 중국 상품에 대해 가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물건을 살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어떤 곳은 가짜가 많으니 조심하고 어떤 곳은 안심하고 사도 된다는 정보를 서로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일상사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얼마 전 세간의 화제를 낳았던 가짜 분유 사건도 중국의 가짜 상품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 문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 중 하나이다. 그러나 물건이 아닌 사람의 성별까지 가짜로 만든다면 이것은 분명 희대의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름하여 가짜 고추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가 없어 늘 아이만 보면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중년이 훌쩍 넘은 어느 부부가 있었다. 이 부부가 지방의 어느 마을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를 안고 있는 어떤 여자를 발견하였다. 그 여자는 마치 자신이 안고 있는 아이를 누군가에 맡기려고 두리번거리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아이만 보면 부러움으로 바라보던 그 부부가 그녀가 안고 있는 아이에게 관심을 표현하자 아이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이 `저는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없으니 데려다 키울 수 있으면 키우세요.(사실은 적당한 가격을 주고 데려가라는 뜻)`하더란다. 호기심과 아이에 대한 욕심이 발동한 부부는 `이 애가 아들이오, 딸이오?`하고 물었단다. 그러자 그녀는 `아들입니다. 여기 좀 보세요.`하면서 아이의 바지춤을 끌러 보여주었다. 그 부부는 마음이 동해 아기 엄마에게 돈을 주고 나서는 아기의 엄마가 마음이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급히 아이를 안고 자리를 떴다.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후 다시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이는 여전히 잠만 자고 있었다. 한 번도 깨지도 울지도 보채지도 않는 아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를 확인해 보았지만 아이는 완전히 잠에 골아 떨어진 상태였다. 기저귀나 갈아주자 생각하고는 바지춤을 내리고 기저귀를 가는 순간 앗! 이게 웬일? 아이의 고추가 뚝 떨어지는 게 아닌가! 그제야 그 부부는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 딸인 것을 알았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용이하게 팔기 위해 인조 고추를 달아놓은 것이었다. 게다가 순해서 그런 줄 알았던 아이가 알고 보니 가짜 아들임이 탄로 나지 않도록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가짜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불법 복제 영화씨디를 싼 값에 골라 볼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 가짜 때문에 작은 행복도 맛 볼 수 있기도 하다.
  • 중국 민족학 박사 심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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