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심형철의 중국 소수민족 이야기] #8 저 푸른 초원위에 집을 짓는 하사커족

  • 중국 민족학 박사 심형철
기사입력 2016.11.16 10:02
  • 과거 하사커인들은 유목생활을 하기 때문에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았다. 요즘에는 중국 정부에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초원에도 휴식년제를 실시하면서 전과 같이 발길 닿는 대로 이동하며 살지는 않는다. 또한 초원의 한계 때문에 유랑하는 초원의 자유인과는 거리가 멀다.

    방목을 하는 봄부터 가을까지 이동식 가옥을 짓고 생활하고, 겨울에는 혈연단위로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모여 산다. 몽고에서는 이동식 가옥을 게르 또는 파오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를 음역하여 빠오(包)라고 하거나 의역하여 장펑(帳缝), 짠팡(毡房) 등으로 부른다.

    이동하기 쉽게 틀은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천을 씌운다. 천은 민족에 따라 색깔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흰색 계열의 밝은 색을 사용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단부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한다.

    형태는 둥글고 지붕은 원뿔모양이다. 높이는 약 2.5미터이고, 지름은 4~5미터 정도이다. 집안에 취사,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난로를 놓고 굴뚝을 설치한다. 통풍과 채광 효과를 위해 천막 꼭대기를 개폐식으로 만들어 낮에는 열어두고 밤에는 닫는다. 바닥에는 두세 겹의 양탄자를 깔아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는다. 주로 바닥에 앉아 생활을 하고 잘 때 이용하는 이불도 있다.

  • 밖에서 보기엔 답답해 보이기도 하고, 창고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안에 들어가서 보면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안도 제법 넓고 살림도 규모 있게 잘 정돈되어 있다. 특히 잠자리에는 푹신한 양탄자가 놓여 있고, 천막 안 벽에 여우나 늑대 등의 가죽이 걸려 있기도 하다.

    하사커족은 재산 상속권이 막내 아들에게 있다. 자식들은 결혼 후 일정한 재산을 물려받고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고, 부모 사(死)후 모든 재산은 막내가 물려받는다. 이것은 막내가 다른 형제들보다 상대적으로 자립할 능력이 가장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교 문화권에서 장자에게 상속하는 것보다 나름대로의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 중국 민족학 박사 심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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