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9월 읽을만한 책]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기사입력 2016.09.10 13:28
최형국 저 | 인물과사상사
  • 조선은 문치 국가였다. 고려 때와는 달리 무과시험을 정식으로 시행함으로써 형식적으로는 문무양반의 균형을 잡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문(文)이 무(武)보다 훨씬 더 우위를 점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조선시대 무인들이 사용한 각종 무기와 장비 및 그 활용법에 대해서 우리 현대인은 잘 모른다. 기록들이 파편적으로 남아있어 구체적으로 종합하기 쉽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문보다 무를 천시한 조선시대의 잔영이 현대 한국사회에까지 길게 드리운 탓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각종 사극 드라마와 영화에 보이는 무장한 무인의 모습과 전투 장면에는 엉성하다 못해 완전히 엉터리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 책은 바로 조선시대 무인들의 모든 것을 꼼꼼하게 고증하고, 사극에 나타난 각종 오류들을 매우 흥미롭게 지적한다. 일단의 군병을 거느린 장수가 단기(單騎)로 적진을 향해 돌진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자살행위를 넘어 ‘미친’ 짓일 것이다. 그런데도 사극에서 이런 장면을 보기는 어렵지 않다. 적진의 중앙을 깨뜨리기 위해 돌진해 들어간 기병대가 정작 적군과 격돌할 때는 모두 말에서 내려 단검으로 싸운다면, 이 또한 기절초풍할 일이다. 그런데 역시 이런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책은 무예를 역사적으로 고증할 뿐 아니라, 그것을 사극과 흥미롭게 엮음으로써, 전문적 학술과 사회적 필요와 대중적 흥미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수작이다. 책을 한 번 손에 잡으면 순식간에 완독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유익하다. 박사학위를 받고 마상무예를 몸소 익힌 저자이기에 책의 신뢰도도 높다.

    | 추천자: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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