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사진이 있는 에세이] 미켈란젤로가 왜 위대한지 깨닫다

기사입력 2017.08.22 09:32
  • 로마는 내 생애 첫 유럽여행의 마지막 여행지였다. 로마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유적지가 가득한 곳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다. 콜로세움과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로마시대의 유적지와 카톨릭의 중심지인 바티칸 시국(카톨릭 교황국)이 있다. 베드로 성당의 웅장함에도 놀라고, 안타깝게 무너진 콜로세움에도 놀랐다. 하지만 로마에서 내가 그 진가를 제대로 발견한 것은 미켈란젤로라는 화가이다.

  • 제일 먼저 놀란 것은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피에타상이다. 피에타라는 것은 '성모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매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무릎 위에 안아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미술인들이 피에타를 그리거나 조각으로 만들었다. 이미지로 만났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은 그냥 잘 만든 조각상 정도로 느꼈었는데 내 눈으로 직접 만난 피에타상은 정말 거대한 예술품이었다. 표정이나 옷깃 하나까지 그 섬세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리아의 눈빛에서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느낄 수 있었고, 힘 없이 축 늘어진 예수의 모습은 십자가에서 지금 막 내려진 모습 같았다.

  • 두번째로는, 내가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던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들이다. 그의 예술적 감각은 물론이고 소명이 가득한 그의 장인정신을 느끼게 하는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다. 4년여에 걸쳐 그렸다는 천장화에는 미술교과서에서나 보던 '천지창조'를 볼 수 있었는데 역시나 실제로 보니 그 느낌이 달랐다. 사다리를 놓고 고개를 젖혀서 혼자 그 거대한 천장에 그림을 다 완성했다니 놀라움을 넘어 경외심이 들었다. 사다리 위에서 힘들게 그림을 그리는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 작업이었을까. 이 천장화를 완성하느라 목과 눈 건강이 안좋아졌다는 것은 그  넓은 천장의 위대한 그림들을 보는 순간 쉽게 이해된다.

  • 경비원들이 "No camera! No Flash!"를 외치며 사진을 못찍게 했지만, 정말 미안하게도 나는 도촬을 해야 했다. 안찍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그 곳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와! 이 그림이 말로만 듣던 최후의 심판이구나!' 이 모든 그림을 이렇게 섬세하게 혼자서 그려냈다니 어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으리! 저 높은 곳 구석까지 어느 한군데도 대충 그려진 부분이 없는 하나의 그림이었다. 벽에 그려진 모든 사람의 얼굴을 제각각 그려 낸 것을 생각한다면 입을 다물수가 없다.

    나의 짧은 문장력으로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나에게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다 설명할 수가 없다. 미켈란젤로의 위대한 작품을 통해, '최후의 만찬'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바로셀로나의 파밀리아 성당을 건축한 가우디 또한 이처럼 위대했을 것이라고 느꼈다고 하면 그 기분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미술에 관해 문외한인 나이지만 이 날 만큼은 미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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