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빈도’란 하나의 낱말이 어떤 의미로 얼마나 자주 쓰이는가를 밝힌 사용 빈도수이다. <의미빈도로 본 우리말>에서는 서상규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장의 저서『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을 토대로 낱말의 실제 쓰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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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위아래 위위아래 위위아래”
단지 몇 번 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자꾸 흥얼거리게 된다. 요즘 인기몰이 중인 ‘위아래’란 노래가 그렇다. 단순한 노랫말과 흥겨운 춤에 중독성이 있어서일까?
“위아래도 몰라?”
“위아래가 없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에는 순서가 있다거나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윗사람에 대한 예의와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아마도 외국어로 직역하기 어려운 표현 중 하나일 듯하다.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에 나타난 ‘위’의 용법을 살펴보면, ‘칠판 위에 글씨를 적다’ ‘땅 위에 집을 짓다’와 같은 쓰임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50.8%). 여기서 ‘위’는 어떤 사물의 표면이나 바깥이 되는 평평한 부분이란 뜻이다. 꼭 높이가 없는 것이어도 상관없다.
‘산 위에 올라가다’ ‘전망대 위에 올라가다’에서 ‘위’는 높이가 있는 것의 높은 쪽을 말한다. 기준이 되는 사물보다 상대적으로 높거나 중간 이상이 되는 부분이면 ‘위’라고 말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시대는 훨씬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간적인 순서나 시간적인 순서를 언급할 때도 ‘위’를 쓰면 자연스럽다. 다음 예처럼 비슷한 의미의 다른 표현으로 바꿔보면 그 뜻이 더 쉽게 이해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시대는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음이의어인 ‘위’도 있다. ‘세계 3위’에서 ‘~위(位’)는 차례나 등급(2.2%)이란 뜻의 낱말이다. ‘위염에 걸리다’에서 ‘위(胃)’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머니 모양의 소화 기관(1.9%)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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