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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기사입력 2019.04.12 17:51
  • 나른한 오후, 언니와 함께 강둑에 앉아있던 앨리스는 흰 토끼를 발견한다. 회중시계를 확인하며 급히 뛰어가는 이 신기한 토끼를 쫓아가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로 가게 되고 환상적인 모험을 하게 된다.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는 탁자에 놓인 물약 한 모금에 몸이 거인처럼 커지고, 케이크 한입에 다시 난쟁이처럼 줄어들기를 반복한다. 미치광이 모자장수, 방글방글 웃는 입만 남기며 사라지는 체셔 고양이, 물담배를 피우는 애벌레, 말하는 도도새와 ‘저 녀석의 목을 쳐라’를 연신 외쳐대는 하트 여왕까지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동물들과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사건을 겪지만, 무엇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다.

  •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고전 명작이다.

    온통 정신 나간 인물들로 가득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기발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동화는 환상 문학의 지평을 열었고, 지금까지 수차례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로 제작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가장 최근작은 팀 버튼 감독의 작품으로, 그의 페르소나 조니 뎁이 출연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영화는 팀 버튼만의 환상 세계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기괴하고 매력적인 세계를 보여주었던 그의 전작들과는 달리 원작에 비해 특별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독립투사처럼 하얀 여왕을 향한 확고한 신념을 보여준 조니 뎁의 모자장수도 아쉬움이 남기는 마찬가지다.

  • 영화 중 최고는 단연 헬레나 본 햄 카터의 ‘붉은 여왕’이다. 그래픽의 도움으로 우스꽝스러운 '붉은 여왕'으로 변신한 그녀는 대사 하나, 행동 하나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 미치광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넌 커서 매력적이야”라며 앨리스를 향해 뜬금포를 날리는 네이브 오브 하트나 팀 버튼 전용 화장을 한 앨리스, 파란 애벌레, 체셔 고양이, 조끼 입은 하얀 토끼 등의 주변 캐릭터들도 팀 버튼 영화의 묘미를 잘 살려주며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만회한다.

    팀 버튼의 팬이라면 영화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담고 있는 순수함과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즐기기 위해서는 영화보다 원작을 추천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더 이상하고 환상적으로 만들어 줄 다음 영화를 기대해보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을 한 번 더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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