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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빈도로 본 우리말] “꿀 사랑에 빠진 한국인”

  • 연세대언어정보연구원 이윤진 전문연구원
기사입력 2015.04.09 10:42
‘의미빈도’란 하나의 낱말이 어떤 의미로 얼마나 자주 쓰이는가를 밝힌 사용 빈도수이다. <의미빈도로 본 우리말>에서는 서상규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장의 저서『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을 토대로 낱말의 실제 쓰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 한국인이 꿀 사랑에 빠졌다. 꿀 바른 과자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꿀을 넣은 우유까지 출시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꿀팩’처럼 꿀이 들어간 미용 제품도 다양해졌다.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에 나타난 ‘꿀’의 쓰임은 비교적 간단하다. ‘꿀벌이 꽃에서 빨아들여 벌집에 저장하여 둔 매우 달콤하고 끈끈한 액체’라는 의미의 ‘꿀’은 ‘꿀을 떡에 찍어 먹다’, ‘따뜻한 물에 꿀을 타서 마시다’와 같이 대부분이 ‘먹는’ 꿀의 뜻으로 쓰인다.
     
    포털사이트에서 ‘꿀’을 검색해 보니 ‘속에 있는 생각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꿀 먹은 벙어리’라는 표현이 자주 쓰임을 알 수 있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되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하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서 ‘꿀팁’ 하나. 최근에는 찍고 먹고 바르는 꿀을 넘어서 어떤 단어의 앞에 ‘꿀’을 붙여 ‘아주 좋다’는 의미로 쓰는 것이 유행이다. ‘꿀정보’, ‘꿀잠’, ‘꿀미소’, ‘꿀외모’, ‘꿀피부’, ‘꿀복근’ 등에서 ‘꿀’은 먹는 꿀이 아니다. 한국인의 꿀 사랑이 한국어에도 영향을 준 것일까?
  • 연세대언어정보연구원 이윤진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