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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기사입력 2019.04.15 09:06
  • 누구나 한 번쯤은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어느 날 우연히 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열 일곱 살 소녀 마코토의 이야기다.

  • 일명 타임리프라고 불리는 능력이 생겨 학교 성적도 좋아지고, 지각도 안 하고, 툭하면 저지르던 실수도 줄일 수 있게 된 마코토. 마코토는 잘못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을 과거로 돌아가 감쪽같이 없앨 수 있게 되어 신나는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마코토에게는 큰 고민이 생기는데, 한 번도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던 단짝 친구 치아키가 갑자기 고백은 해 온 것이다. 치아키와의 어색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마코토는 치아키가 고백하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사건은 엉뚱하게 돌아가고 시간을 되돌리기를 반복할수록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단짝 친구인 고스케가 마코토를 대신해 사고를 당하게 되고, 타임리프를 사용하려는 순간 마코토는 자신에게 주어진 타임리프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타임리프를 할 수 있는 횟수는 단 몇 번. 마코토는 타임리프로 엉망이 된 상황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스틸컷.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스틸컷.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뒤를 잇는 차세대 유망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호소나 미루노 감독의 작품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제30회 일본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최우수작품상, 제39회 시체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장편애니메이션 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일본과 국내에서 각각 20만, 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신화를 이뤄냈다.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에 소녀의 풋풋하고 애틋한 감성의 잘 버무린 애니메이션은 흥미진진함을 더해가는 중반 이후부터가 더 볼만하다. 조금 촌스러운 듯한 첫인상과는 달리 보다 보면 푹 빠져드는 매력을 가진 영화는 명실공히 감성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원작은 일본 대표 SF소설 작가인 츠츠이 야스타카의 단편 소설로, 1965년 처음 발표된 이래 소설, 드라마, 영화, 만화책, 애니메이션 등으로 수차례 리메이크 되어왔다. 무려 50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기발하고 논리 정연한 상상의 세계는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난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식의 전개로 일관하는 소설은 영화에 비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고 아동용 동화의 느낌이 강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난 후 원작이 궁금해질 때 찾아봐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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