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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빈도로 본 우리말] 건강을 위해 먹지 말아야 할 것

  •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 이윤진
기사입력 2015.03.31 09:18
‘의미빈도’란 하나의 낱말이 어떤 의미로 얼마나 자주 쓰이는가를 밝힌 사용 빈도수이다. <의미빈도로 본 우리말>에서는 서상규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장(HK사업단장)의 저서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을 토대로 낱말의 실제 쓰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 ‘먹다’는 일상생활에서 적어도 하루에 세 번쯤은 떠올리는 말이다. ‘먹다’는 입으로 씹거나 하여 뱃속으로 들여보내는 것을 의미하는 동사로 ‘–을/를 먹다’의 형태로 쓰인다.

    『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에 나타난 ‘먹다’의 쓰임을 보면, 우리가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에 모두 ‘먹다’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밥을 먹다’(82.3%)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기는 하지만, ‘연탄 가스를 먹다(0.1%)’, ‘뇌물을 먹다(0.6%)’, ‘벌점을 먹다(0.2%)’와 같이 피하고 싶은 상황에서도 ‘먹다’가 쓰인다.

    어디 그뿐인가? 절대 ‘동안(童顔)’을 소망하는 우리가 절대 먹고 싶지 않은 ‘나이’도 결국 ‘먹어야’ 한다.

    삼시세끼를 해결하기 위한 ‘밥’, 적당한 ‘물’, 그리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약’ 이외에 우리의 정신 건강과 사회를 해치는 것은 절대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 이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