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법 시행과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들의 불만이 많다. 하지만 비흡연자들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 때문에 아직도 원치 않는 담배 연기를 마시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불씨가 꺼지지 않는 불똥이나 담뱃재라도 날아오는 날에는 날벼락이 따로 없다.

그나마 한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은 양반이다. 담배 연기의 방향을 예측해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을 걷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담배 연기는 한마디로 재앙이다. 앞서가는 사람이 피운 담배 연기에 숨이 막혀 본 사람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흡연자들은 흡연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라 어쩔 수 없다 항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물 안이나 길이나 공공장소인 것은 마찬가지다. 건물에서든 길에서든 담배를 피워야 한다면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 게 마땅하다. 흡연의 권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때 주장할 수 있다. 아니, 권리 이전에 예절의 문제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꼭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질서인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길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해 빠르면 4월부터 적용된다고 한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길에서 담배를 피울 시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 때문이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줄어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세상이라면 금연법도 필요 없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