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9월 읽을만한 책] 어느날 갑자기

기사입력 2016.09.25 14:09
서지원 글/심윤정 그림 | 잇츠북어린이
  • ‘개’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속담이나 관용구는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은 좀 예외적이다. 놀고 있는 개가 부럽다는 뜻으로, 일이 분주하거나 고생스러울 때 넋두리로 하는 말이다.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현지는 남을 이기는 법만 배운 아이다. 전학을 온 민석이 때문에 1등에서 밀려나자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어 한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 밀키가 부럽기만 한다. 학원에 갈 필요도 없고, 집에서 온종일 놀고, 먹고, 빈둥거리기만 하는 밀키가 현지의 눈에는 ‘개 팔자가 상팔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현지는 학급 아이들의 소망을 적는 소망 나무에 ‘개가 되고 싶어요.’라고 적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자신이 정말 개가 되어 있었다. 한편 현지네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 밀키는 보통 개가 아니라 한글을 읽을 줄 아는 개다. 그래서 현지의 비밀 일기장도 몰래 읽고 현지의 고민도 이해한다. 이 밀키가 어느 날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개껌을 씹었더니 정말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람과 개가 서로 뒤바뀐 가운데, 개로 변한 현지는 혼자서 1등을 할 것이 아니라 다 같이 1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또한 사람으로 변한 밀키를 통해 한 끼의 식사,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 친구와의 우정 등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것이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태도임을 깨닫게 한다. ‘반려 동물’천만 시대라고 한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정서적 외로움의 무게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통계이기도 하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개를 부러워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그냥 철이 없다고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남을 이겨야 한다는 경쟁의 논리를 넘어 협력하고 배려하는 삶의 소중함을 배우게 해야 한다.

    | 추천자: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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