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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기사입력 2019.04.12 09:29
  •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 2004년 12월 개봉했다. 황야 마녀의 저주로 90세 할머니가 된 18세 소녀 소피와 왕실 마법사 하울의 사랑과 모험을 그린 이 애니메이션은 마법과 로맨스를 감성 판타지로 녹여내 전 세계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하울과 움직이는 성’은 애니메이션 최초로 제5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기술공헌상을 받았으며, 제71회 뉴욕비평가협회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는 등 완성도와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고 애니메이션을 뛰어넘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은 영국 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가 쓴 동명의 아동용 판타지 소설로, 애니메이션 못지 않은 생생하고 놀라운 판타지 세계를 보여 준다. 특히, 급하게 흘러가는 애니메이션이 채 보여주지 못한 소피와 레티, 마사 자매의 숨겨진 이야기라던가 순무 머리가 마법에 걸린 사연 등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 애니메이션과 원작은 내용이나 캐릭터에서 꽤 많은 차이를 보이므로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그대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원작의 판타지에 더한 애니메이션 거장의 상상력은 두 작품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실제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지 않았다면 책 속의 불꽃 마귀 캘시퍼에게서 귀여운 악마 가루슈파를 떠올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외에도 15세 소년인 하울의 제자 마이클을 어린 남자아이로, 멋 부리기 좋아하는 바람둥이 하울을 정직하고 순수한 인물로 재창조해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높여냈다.

  • 영화 스틸컷
    ▲ 영화 스틸컷
    애니메이션을 먼저 본 이에게 아동용 소설인 원작은 다소 단순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에만 국한되는 영화와 달리 소설 속 판타지 세계는 넓고 길게 진행된다. 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총 세 권의 시리즈 도서로 애니메이션은 시리즈 1권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시리즈 2권과 3권에서 소피와 하울은 조연에 머무르는 정도지만 1권에서 보여준 재치와 상상력은 여전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판타지를 이어주기 때문에,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아쉬운 팬이라면 원작 시리즈 도서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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