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떠나는 발길을 다시 돌리고 싶은 매력 넘치는 설국, 도호쿠_ ①아오모리현

기사입력 2017.11.06 09:44
① 아오모리현_아오모리에는 눈만 있다?
  • 도호쿠(東北).

    『일본 혼슈 동북부 지역의 6개현(아오모리, 아키타, 이와테, 야마가타, 미야기, 후쿠시마)을 말함. 면적은 혼슈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대한민국의 2/3 크기. 일본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 거주하며, 인구 밀도는 ㎢당 130명 가량으로 낮음. 최대 도시는 센다이.』

    이런 수치와 통계로 도호쿠를 정의할 수 있는 정보 외에 머리 속에 빠르게 떠오르는 생각은 '대지진', '방사능 위험 지역'이라는 것 뿐이었다.

    도호쿠 지역은 일반적으로 한국 여행자들에게 낯선 곳이다. 더구나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도호쿠'는 그 매력을 알리기도 전에 가고 싶은 여행지보다는 낯설고 위험한 여행지로 단숨에 인식됐다.

    역시 좋은 이야기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도호쿠? 작년에 대지진 난 곳 아냐?", "방사능은 어쩌려고?", "회는 먹지마", "엄청 춥대", "눈이 4m나 쌓여서 제설작업 하다가 사람이 여럿 죽었대"…. 떠나기 전까지 실시간으로 전해 주는 지인들의 친절한(?) 정보에 점점 겁이 날 뿐이었다. 단 하나 부러움을 산 것은 "그래도 일정이 길어서 좋겠네." 였다.

    나쁜 소식은 죄다 전해주고 일정이 길어서 좋겠다는 모순 가득한 부러움을 온몸에 휘어 감은 채 여행은 시작 되었다. 결론을 먼저 밝히면 '무지에서 오는 편견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

  • 이와테현 하나마키에서 바라본 이와테 설경
    ▲ 이와테현 하나마키에서 바라본 이와테 설경
    도호쿠를 여행하는 일주일의 여정 내내, 동일본 대지진의 상처는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단 하나,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 우려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바람에 도호쿠 지역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것이 현지 사람들의 걱정이자 상처였다.

    도호쿠에는 도쿄 같은 세련됨도 오사카 같은 활력도 없다. 다만 외부의 온갖 근심과 시끄러운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그리고 열성을 다해 아팠던 기억들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안팎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에 웅장한 천혜의 자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들과 함께 해온 긴 역사, 순박한 도호쿠 사람들의 기질,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이 고루 섞인 도호쿠는 돌아서는 발길을 다시 돌려 찾고 싶을 만큼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평생을 살아도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어마어마한 눈을 보며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보고, 즐기고, 맛보고, 느끼고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아오모리현, 이와테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 6개 현과 니이카타를 포함한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도호쿠 이야기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이전에는 니이가타현도 도호쿠에 속했다고 한다.)

  • 떠나는 발길을 다시 돌리고 싶은 매력 넘치는 설국, 도호쿠_ ①아오모리현
    도호쿠 여행의 출발은 아오모리시에서 시작한다.

    아오모리현(靑森縣)은 혼슈의 최북단에 있는 현으로 홋카이도를 마주보고 있다. 한국에서 아오모리까지 직항이 있으며 2시간 20분 가량 소요된다.(대한항공 월, 수, 금, 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연평균 5만명이었던 한국 방문객이 급감했으나 가을 이후 다시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기후는 냉량형으로 겨울에서는 북서쪽에서 온 습한 공기가 산맥에 부딪혀 눈이 많이 내리고, 여름에는 편동풍으로 인해 저온인 경우가 많다.

  • 아오모리의 랜드마크인 아스팜(좌측), 아오모리의 A를 본따 만든 사과꽃 마스코트 '이쿠베'(우측)
    ▲ 아오모리의 랜드마크인 아스팜(좌측), 아오모리의 A를 본따 만든 사과꽃 마스코트 '이쿠베'(우측)
    볼거리 아스팜(ASPAM)

    아오모리 여행의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스팜은 아오모리만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Aomori'의 A를 본 따 만든 지상 15층, 높이 76m의 정삼각형 건물로 아오모리 시내의 상징적인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오모리의 관광·물산관으로 관광 안내, 특산물, 향토 요리, 향토 예능 등 아오모리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주요 시설로 아오모리의 관광지를 360도 멀티스크린으로 소개하는 2층 파노라마관과 13층의 전망대가 있다. 13층 전망대에서는 아오모리의 풍경을 360도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홋카이도의 하코다테까지 보인다고 한다. 더불어 핫코다산의 멋진 풍광도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 아스팜의 13층 전망대
    ▲ 아스팜의 13층 전망대
    일본 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사과로 만든 과자, 잼, 빵 등을 시식하고 구매할 수 있는 특산물 코너도 아스팜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2월에는 빛의 판타지 "히카리노 모리"라는 축제가 아스팜 앞의 정원에서 열린다. 16만개의 LED로 아오모리의 특산물과 상징물을 표현한 전시로 아담한 규모이지만 낭만적인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아스팜의 기본 입장은 무료 전망대 이용요금은 400엔(성인기준), 파노라마관 이용요금은 600엔(성인기준) * 영업시간: 오전 9:00~ 오후 10:00

  • 네부타노이에 와랏세
    ▲ 네부타노이에 와랏세
    네부타노이에 와랏세(Nebuta Warasse)

    '네부타노이에 와랏세'는 유난히도 마쯔리(축제)가 많은 일본에서도 특히 유명한 아오모리 네부타 마쯔리에 쓰이는 네부타 전시관이다. 아오모리 네부타 마쯔리는 매년 8월 2일부터 7일까지 개최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인구 30만에 불과한 조용한 아오모리에 축제 기간에만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 할 수 있겠다.

    네부타는 '등롱' 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데 가로 5m, 세로 7m 가량의 가마 위 철사 뼈대에 일본 전통종이를 발라 형태를 만들고 내부에 조명을 설치해 등처럼 만들어 올린 것으로 매년 아오모리 시민들의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1950년 이후로 네부타사라는 전문 장인이 등장하였다. 장인이라고 하지만 국가공인 장인자격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 장인 제작자의 가문에서 대를 이어 전통이 계승되어 기술이 전승되고 있다.

    원래 네부타의 뼈대는 나무였고 그 안에는 초로 조명을 삼았다고 한다. 지금은 뼈대는 철사로 변경되고 내부 조명은 전등으로 바뀌면서 더욱 섬세한 세공과 묘사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네부타는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쯤에 선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무엇인가를 기원하는 성격이 강한 일본 마쯔리와는 다르게 특정 절이나 신사와 연관이 없는 행사이다. 1700년대 첫 선을 보인 네부타는 1800년부터 1900년대에 도시의 발전과 함께 크기가 대형화되고 축제의 규모도 커졌는데 이후 전선의 보급화로 인해 10m가 넘었던 네부타의 높이가 제한되기 시작했다.

    이 무렵에는 네부타 운행에 특정 코스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가마를 들고 거리를 자유롭게 다녔지만 지금은 아오모리 역을 중심으로 3.1km의 코스가 정해져 있고 2시간 이내에 돌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네부타 가마를 들고 도는 참가자의 자격에는 제한이 없고 합피(法被)라는 일본 전통 의상을 입으면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다.

    네부타노이에 와랏세의 1층 네부타 홀에서는 대형 네부타 5대가 전시되어 있다. 매년 마쯔리에서 상을 받은 작품으로 전시하기 때문에 매년 전시되는 네부타가 교체된다. 네부타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네부타를 분해한 전시물도 볼 수 있고 네부타 장인 가문 별로 제작자를 소개하고 있어 제작자 별로 네부타의 얼굴을 비교 해보는 재미도 있다. 2층에는 네부타 축제의 역사를 과거와 현재에 걸쳐 사람들과 거리의 모습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 입장요금은 600엔(성인기준)
    * JR 아오모리 역에서 도보 1분
    * 영업시간: 9월~4월은 오전 9:00~오후 6:00. 5~8월은 오전 9:00~오후 7:30

  • 아오모리시에서 바라본 핫코다산
    ▲ 아오모리시에서 바라본 핫코다산
    스키장
    지형과 기후의 영향으로 눈이 많은 도호쿠. 아오모리 현도 아오모리 시내에서 가까운 핫코다 산을 포함하여 유명한 스키장이 지척에 널려있다. 모야힐즈, 나쿠아 시라카미, 도와다코 온천 스키장 등 양질의 파우더 스노우가 쌓인 대자연 속에서 여유 있는 스키를 즐길 수 있어 아오모리 주민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여름의 도와다코(상), 겨울의 핫코다산(하)-일본동북관광추진기구 제공
    ▲ 여름의 도와다코(상), 겨울의 핫코다산(하)-일본동북관광추진기구 제공
    핫코다(八甲田) 워크

    눈으로 만들어진 높이 9m, 길이 8.1Km의 통로로 동절기에 폐쇄되는 국도 103호 '핫코다· 도와다 골드라인'이 개통되기 전 3월말에 3일간만 열리는 특별 이벤트이다.

    도와다코(十和田湖)

    표고 400m 산 위에 자리한 이중 칼데라호로 유람을 즐길 수 있고 전망대에서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와다코에서 보는 단풍은 일본 제일이라고 손 꼽히기도 한다. JR 아오모리역에서 버스로 약 3시간.

  • 아오모리의 특산물 '사과'와 사과로 만든 다양한 식품
    ▲ 아오모리의 특산물 '사과'와 사과로 만든 다양한 식품
    ◎아오모리의 먹을거리 : 사과

    일본 최대의 생산지로 유명한 아오모리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사과가 생산될 뿐만 아니라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가리비로 만든 된장 조개구이
    ▲ 가리비로 만든 된장 조개구이
    가리비

    아오모리는 가리비(호다테)요리로도 유명한데 아오모리에서 양식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하며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대표적인 가정식 요리로 된장 조개구이가 있는데 커다란 가리비 조개 껍질을 냄비 삼아 국물에 가리비를 넣고 된장과 계란을 풀어 먹는다.

    오마참치

    오마마치의 참치 낚시는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기름이 오른 참치의 환상적인 맛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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