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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똥 누는 '기계 오리’가 제작된 이유는?

기사입력 2017.11.06 09:40
  •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를 꿈꿔왔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현대의 인공지능 로봇과는 차이가 있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다양한 기계들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18세기 자크 드 보캉송(Jacques de Vaucanson)이 만든 ‘플루트 연주자’는 세계 최초의 성공적인 자동기계로 평가받고 있다.

    1738년 제작된 보캉송의 플루트 연주자는 1.4m짜리 받침대 안에 인간의 근육에 해당하는 장치를 넣어 들숨과 날숨을 쉴 수 있게 했으며, 손가락에 가죽을 씌워 플루트 구멍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했다. 기계음이 아닌 진짜 사람이 부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플루트를 연주할 수 있었던 이 기계 인형은 12곡의 플루트 연주를 할 수 있었다.

    보캉송은 3리브씩의 관람료를 받고 플루트 연주자를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당시 3리브르는 노동자의 일주일 임금에 해당하는 거액이었지만, 플루트 연주자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이듬해 플루트 연주자의 관람객이 적어지자 보캉송은 ‘북 치는 사람’과 ‘기계 오리’를 만들어 선보였다.

    ‘소화하는 오리(Canard Digérateur)’라 이름 붙여진 기계 오리는 시간에 맞춰 소리를 내고 헤엄치거나 날개를 퍼덕거리는 등 실제 오리와 같은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었음을 물론이고 물을 마시고 음식을 소화해 배설까지 할 수 있었다.

  • 보캉송의 소화하는 오리 설계도.
    ▲ 보캉송의 소화하는 오리 설계도.
    훗날 이 기계 오리의 배설물은 실제 소화한 배설물이 아닌 빵 부스러기를 푸른색으로 염색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보캉송이 속임수를 사용할 정도로 오리의 배설에 집착한 것은 그가 항문 질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화하는 오리로 명성을 얻은 보캉송은 루이 15세에게 인정받아 프랑스 국영 비단공장의 감독관 자리에 오르게 된다. 국영 비단공장 감독관이 된 후 보캉송은 이후 자동인형에 사용했던 기술을 이용해 1745년 최초의 자동직조기를 발명하게 된다. 하지만 실직을 우려한 기술자들이 자동직조기를 불태워버렸고 보캉송은 죽을 때까지 새 기계를 발명하면 보복하겠다는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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