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아시아를 삼킨 칭기즈칸의 요리, ‘샤브샤브’ 백서

기사입력 2018.01.26 10:24
  •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얼큰한 전골부터 시원한 탕까지 다양한 국물요리가 있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랑 받고 있는 ‘샤브샤브’를 빼놓을 수 없다.

    샤브샤브는 끓는 물에 고기, 야채 등을 살짝 데쳐 먹는 음식으로,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고단백 저칼로리 웰빙 요리다. 또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회덮밥, 월남쌈, 비빔밥 등과 함께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메뉴로도 손꼽히고 있다.


    칭기즈칸에게 유래된 전쟁 음식
    샤브샤브는 1990년대 칭기즈칸 요리로 불리며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부유층이 즐기는 고급요리의 이미지가 강했던 샤브샤브가 대중화 된 것은 관련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이 잇달아 생겨난 2000년대에 들어서다.

    샤브샤브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옛날 칭기즈칸이 이끄는 몽골 군대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통설이다. 고기를 주식으로 했던 몽골군이 음식을 빨리 먹기 위해 투구를 벗어 불 위에 걸고 물을 끓인 후 얇게 썬 양고기를 넣어 데쳐 먹은 것에서 유래된 음식이라는 것. 이 외에 뜨거운 국물에 재료를 덥히는 한국의 토렴이 샤브샤브의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고기와 야채를 소스에 찍어 먹는 지금의 샤브샤브 조리법은 20세기 일본인들에 의해 정착돼 상업화되었다.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라는 이름은 물에 가볍게 씻는 모습을 나타낸 일본식 표현이다.


    샤브샤브, 훠궈, 수끼…지역 따라 이름 다르지만 조리법은 같아
    아시아권 나라들에는 샤브샤브와 유사한 음식이 참 많다. 그 중 이름만 다른 샤브샤브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훠궈와 태국의 수끼 역시 오래 전부터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핫팟(Hot pot)이라고도 부르는 훠궈(火鍋)는 중국식 샤브샤브다. 매운 붉은색의 육수인 홍탕과 구수하고 진한 국물의 백탕을 선택할 수 있으며, 태극모양 냄비에 두 가지 육수를 동시에 즐기기도 한다. 훠궈에 사용되는 재료는 육류, 해물, 내장, 채소, 면류, 두부 등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모든 재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

    수끼는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 받는 대중음식으로 스팀보트(steam boat)라고도 한다. 야채, 해물, 고기, 어묵 등을 담백한 육수에 살짝 데쳐 먹은 후 남은 국물에 국수를 끓이거나 밥을 볶아먹는다. 콜레스테롤과 칼로리가 적은 수끼는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양한 재료가 매력인 샤브샤브는 지금도 진화 중
    샤브샤브의 재료는 거의 무한대로 메인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곤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쇠고기 샤브샤브와 버섯 샤브샤브 외에도 주꾸미, 새조개, 바닷가재, 꿩 등 다양한 샤브샤브가 있으며, 월남쌈, 샐러드바와 함께 즐기는 퓨전 샤브샤브 전문점도 크게 유행했다.

    이름과 재료는 달라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샤브샤브. 앞으로 또 어떤 종류의 샤브샤브가 나타나 우리의 입과 눈을 사로잡을지 샤브샤브의 진화를 눈 여겨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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