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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먹는 샘물이 국내에 합법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지 20년이 지났다. 그 동안 국내 생수 시장은 연 평균 10% 이상씩 성장해왔다. 1998년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500억원이었지만, 지금은 12배인 6000억원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일반 생수보다 2배 이상 비싼 프리미엄 생수는 차별화된 물맛과 기능을 앞세워 매년 20~30%씩 성장을 이어왔다. 프리미엄 생수는 천연 암반수, 빙하수, 심층해양수, 베이비워터, 탄산수, 산소수, 수소수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물에도 유행이 있다. 한때는 수심 200m 이하의 깊은 바다에서 길어 올린 해양심층수나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알칼리수, 불순물이 거의 없는 빙하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요즘 대세는 탄산수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탄산수의 종류만해도 30여 종에 이르며, 탄산수의 인기에 힘입어 직접 탄산수를 만들 수 있게 한 탄산수 제조기 업체의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해 활성산소 배출을 도와준다는 수소수도 탄산수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등 효능을 강조한 기능성 물은 오늘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수에 대한 관심은 비단 현대의 일만은 아니다. 허준은 ‘동의보감’ 탕액(湯液)편에는 "사람에 따라 살찌고 마른 것, 수명의 길고 짧음은 마시는 물에 그 원인이 있다"며 약으로 쓰는 물의 종류를 채취 방법과 효능에 따라 무려 33가지로 분류해 놓았다.
하지만, 현대의학에 따르면 좋은 물은 ‘인체에 해로운 병원균이 없고 깨끗한 물’일 뿐 건강에 특별히 좋은 물은 없다. 물의 특별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현대 과학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시판 중인 물 가운데 식품의 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은 없다.
◇ 건강하게 물 마시는 법
- 너무 차거나 뜨거운 물보다는 실온상태의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하루 적정량을 조금씩 틈틈히 마신다.
- 더운 날에는 0.5L 정도를 더 마신다.
- 가급적 당분이 없는 순수한 물을 마신다.
-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함유되었거나 이뇨작용이 있는 차나 음료수는 오히려 수분 배출을 촉진하므로, 이런 음료를 마셨을 때는 1.5배의 물을 추가로 마셔준다.
- 간 질환자나 심부전증 환자, 신장병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을 피한다.
◇ 물 적정 섭취량은?
나에게 필요한 물의 양은 자신의 체중에 30~33을 곱해 계산한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일수록 물 필요량도 많다. 체중이 70kg인 성인은 하루에 2100~2310mL (2.1~2.3L)를 마시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물 섭취 권고량은 1.5~2L이다.
(자신의 체중) * 30~33 = 하루에 물 필요량(mL)
◇ 주요 생수의 종류 및 특징
- 지하수: 암반 사이를 흐르는 암반 지하수와 지층의 틈새를 통해 솟아나는 용천수, 총 용존 고형물 함량이 리터당 2,000mg 이상인 염지하수로 구분한다. 국내에는 암반 지하수 비중이 가장 높다.
- 미네랄워터: 일반 생수에 규소, 아연, 망간, 셀레늄 등이 미네랄 성분을 주입한 물을 말한다. 시판되는 미네랄워터를 하루에 2L 이상 마셔도 미네랄 하루 섭취 권장량의 1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 해양심층수: 햇빛을 전혀 받지 않는 심해에서 퍼 올린 뒤 염분 등 용해물질을 제거한 물이다.
- 알칼리수: 물을 전기분해 해 만든다. 수소이온농도(pH)가 8.5~10인 약알카리수는 소화불량·위산과다·만성설사·장내 이상 발효 등의 증상을 다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 탄산수: 원수 자체가 탄산을 포함하고 있는 천연 탄산수와 일반 지하수에 탄산을 주입한 인공 탄산수로 구분한다.
- 산소수: 물에 산소를 인공적으로 주입해 용존산소율을 높인 물이다. 일반 물보다 10~15배 많은 산소가 들어 있지만 물 은 위장을 거쳐 혈액이 되기 때문에 산소수를 마신다고 산소의 체내 흡수가 더 빨리 되지는 않는다. 다만 몸속 세포에 산소 공급량을 조금 늘려서 생리기능을 약간 높이는 효과는 있다.
◇ 동의보감의 33가지 물 분류
1. 정화수(井華水) -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 물로 맛이 달며 독이 없어 약을 달이는 데 쓴다.
2. 한천수(寒泉水) – 저장하지 않은 맑고 깨끗한 우물물로 약을 달이는 물로 사용한다.
3. 국화수(菊花水) – 국화 밑에서 나는 물로 따뜻하고 맛이 달다. 이 물을 마시면 장수한다고 한다.
4. 납설수(臘雪水) – 섣달 납향(동지(冬至) 후 셋째 미일(未日)) 즈음에 온 눈 녹은 물로 성질은 차고 맛은 달다. 열을 내리는데 사용했으며, 이 물에 과실을 담가서 보관하면 좋다고 한다.
5. 춘우수(春雨水) – 정월에 처음으로 내린 빗물로 약을 달여먹으면 양기가 충만해진다. 부부가 한잔씩 마시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도 한다.
6. 추로수(秋露水) – 가을철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받은 이슬이다. 이 물을 마시면 피부가 고와지며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한다.
7. 동상(冬霜) – 겨울에 내린 서리를 받아 녹인 물로, 술로 인해 생긴 열, 얼굴이 벌겋게 되는 것 등 열로 인한 질병 치료에 사용한다.
8. 박(雹) – 우박을 말하며 직접 먹진 않는다. 장맛이 변했을 때 이 물을 한 두 되쯤 넣으면 맛이 장맛이 전과 같이 좋아진다.
9. 하빙(夏氷) – 여름철 음식을 차게 하기 위해 그릇 둘레에 두었던 얼음이다. 몸을 나쁘게 해 먹지 않는다.
10. 방제수(方諸水) – 조개껍질(방제)을 밝은 달빛에 비추어 받은 물로 아침이슬과 비슷하다. 눈을 맑아지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사용한다.
11. 매우수(梅雨水) – 매화열매가 누렇게 될 때 내린 빗물을 말하며, 상처가 나거나 피부가 헌 곳을 씻으면 흠집 없이 아문다고 한다.
12. 반천하수(半天河水) – 나무에 고인 빗물로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한다.
13. 옥류수(屋流水) – 초가 지붕에서 흘러내린 물로 광견병 치료에 사용한다.
14. 모옥누수(茅屋漏水) – 띠 풀로 덮은 집의 지붕에서 흘러내린 물이다.
15. 옥정수(玉井水) – 옥이 나는 곳에서 솟아나는 물로, 장복하면 몸이 윤택해지고 머리카락이 검어진다고 한다.
16. 벽해수(碧海水) – 짠 바닷물로 이 물을 끓여 목욕을 하면 가려운 것이 낫는다고 한다
17. 천리수(千里水) – 멀리서 흘러 내려온 강물로 장류수(長流水)라고도 하며, 더러움을 씻어낼 때 사용한다.
18. 감란수(甘欄水) – 많이 휘저어서 거품이 생긴 물로, 물을 1말 정도 큰 동이에 부은 다음 바가지로 퍼올렸다가 쏟기를 수회 반복해 거품이 충분히 생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19. 역류수(逆流水) – 거슬러 돌아 흐르는 물로 먹은 것을 토하게 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한다.
20. 순류수(順流水) – 순하게 내려온 물로 허리와 무릎의 질병치료에 사용한다.
21. 급류수(急流水) – 빠르게 흐르는 개울물로 대소변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사용한다.
22. 온천(溫泉) – 뜨거운 샘물을 말하며, 피부병 치료에 많이 사용한다.
23. 냉천(冷泉) – 맛이 떫은 찬 물로 편두통, 홧병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24. 장수(漿水) – 좁쌀죽을 끓인 뒤 위에 뜨는 맑은 물로 더위를 막고, 설사와 갈증해소에 사용한다.
25. 지장수(地漿水) – 양지바른 곳에서 얻은 좋은 흙으로 물을 정화한 것으로, 누런 흙물이 가라 앉고 위에 뜨는 맑은 물을 사용한다. 중독되어 답답한 것을 풀어준다.
26. 요수(㴭水) – 인적이 없는 산이나 골짜기에 새로 생긴 흙구덩이에 고인 물로 음식을 잘 먹게 하고 중초의 기운을 보하는 약을 달이는데 사용한다.
27. 생숙탕(生熟湯) – 끓인 물과 찬물을 반반씩 섞은 물로 소금을 타서 마시면 독을 해독하는 약이 된다.
28. 열탕(熱湯) – 뜨겁게 끓인 물로 양기를 북돋우며 경락을 통하게 한다.
29. 마비탕(麻沸湯) – 생삼을 삶은 물로 냄새가 약하고 허열을 내리는 데 쓴다.
30. 조사탕(繰絲湯) – 누에고치를 켜내고 남은 물로 기생충을 없애는 데 쓰고, 입이 마르는 것을 막아준다.
31. 증기수(甑氣水) – 밥 찌는 시루 뚜껑에 맺힌 물이다.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자라고 머리가 검어지며 윤이 나게 된다.
32. 동기상한(銅器上汗) – 구리로 만든 밥그릇 뚜껑에 맺힌 물로 이 물이 떨어진 음식을 먹으면 병이 생긴다고 한다.
33. 취탕(炊湯) – 하룻밤 묵은 숭늉으로 얼굴을 씻으면 얼굴에 윤기가 없어지고 몸을 씻으면 버짐이 생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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