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도 강도도 가지각색! 매운맛, 어디까지 맛봤니?

기사입력 2017.08.10 09:31
  • 여름이 되면 눈물, 콧물 쏟게 하는 입안 얼얼한 매운맛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이열치열로 더위를 잊기 위해서다.

    과학적으로 매운맛은 섭씨 43도 넘는 음식이 혀에 닿을 때 느끼는 고통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매운맛을 계속 찾는 것은 고통을 달래려고 뇌에서 엔도르핀이 자동 분비되기 때문이다. 엔도르핀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또,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땀이 나게 되고, 이로 인해 체온이 떨어지는 효과를 갖게 된다.

    더위도 잊고 지친 입맛까지 돌게 만들어주니 여름철 매운맛은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이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면 새빨간 고춧가루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떠올리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지 모르겠지만, 매운 맛에 약한 당신이라도 이열치열 더위 잊기는 가능하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이 고추만은 아니며, 그 종류와 강도의 차이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눈물 쏙 빼는 매운맛부터 코 끝 찡한 매운맛까지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매운맛을 소개한다.


    고추의 얼얼함 – 캡사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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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capsaicin)은 주로 고추에 들어있는 식물 영양소다.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엔도르핀을 분비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고추의 매운맛은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 농도를 측정하는 스코빌(SHU,Scoville Hot Unit)지수가 주로 사용된다. 피망은 0스코빌, 청양고추 1만 스코빌, 타바스코는 3만~5만 스코빌 정도의 매운맛을 지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청양고추보다 무려 100배 높은 매운맛을 지닌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100만 스코빌)다. 부트 졸로키아는 2007년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마늘, 양파의 눈물 빼는 매운맛 – 알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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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알리신(allicin)은 마늘, 양파 등에 함유된 물질로 독특한 향과 매운맛을 갖고 있다.
    알리신은 혈액순환과 소화를 돕고,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으로 각종 세균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 또, 체내 축적된 노폐물과 미세먼지를 배출하는데도 도움이 돼 여름철에는 알리신이 풍부한 마늘, 양파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알리신의 자극적인 매운맛은 위벽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위가 약한 사람이 마늘·양파를 먹을 때는 익혀 먹는 것이 좋다.


    후추의 짜릿한 매운맛 – 피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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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코 끝을 간질거리는 후추의 짜릿한 매운맛은 후추 열매 껍질에 많이 함유된 피페린(piperine)이란 성분 때문이다.

    피페린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위나 장 속 가스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도 후추는 위장을 따뜻하게 해 식욕을 촉진시키고, 열을 내려주며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후추의 매운맛 성분인 피페린이 몸에서 지방 세포 형성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단, 피폐린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속쓰림이 악화될 수 있다.


    산초, 혀가 마비되는 듯한 얼얼한 매운맛 - 산쇼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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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중국 사천음식을 대표하는 말인 ‘마라(麻辣)’는 '얼얼(麻)하고' '맵다(辣)'는 뜻을 갖고 있다. 이 중 혀가 마비되는 듯한 얼얼함을 담당하는 식재료가 바로 산초(파가라)다.
    산초의 혀끝이 아린 매운맛은 ‘산쇼올(sanshol)’이라는 성분에서 나온다. 산쇼올은 항균, 이뇨, 혈압강화 등의 작용을 하며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준다.

    자극적인 산쇼올은 미각, 후각을 마비시켜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하며, 국부 마취작용과 진통효과가 있어 해독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겨자의 코를 톡 쏘는 알싸한 매운 맛 - 시니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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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갓, 겨자, 고추냉이 등이 갖고 있는 알싸한 매운맛은 시니그린(Sinigr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시니그린(sinigrin)은 독특한 자극성의 매운맛 성분으로 포도당과 결합한 황화합물이 조직에 상처를 주면 미로시나아제(myrosinase)의 작용에 의해 머스타드 오일(mustard oil)로 변하여 특유한 향기와 매운맛을 내는 것이다. 고추냉이에 설탕 등 단맛을 섞어주면 더 맵다.

    목감기에 걸렸거나 배가 아플 때 시니그린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시니그린이 들어 있는 식품을 규칙적으로 먹으면 유방암, 위암 등의 종양을 억제하며 결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향긋한 생강의 매운맛 - 진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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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생강의 매운맛 성분은 진저론(zingerone), 쇼가올(shogaol) 등으로 위 점막을 자극하여 위액 분비를 증가시키고 소화를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향기 성분은 시트랄(Citral), 리난로올(Linalool) 등이다.

    생강은 강한 살균력이 있어 식중독 예방에 효과적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매운맛과 향이 식욕을 증진시켜 타액 분비를 촉진시킨다. 생강의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대부분의 다른 항구토 약물과는 달리 국부 위장운동에 기인하여 구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 멀미약보다 효과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졸음까지 없애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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