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역사의 아픔과 여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군산'

기사입력 2017.09.04 10:09
9월에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가족과 함께 '군산' 여행
  • 뜨거웠던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여행하기 좋은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에는 주말을 이용해 단풍 산행이나 국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여행 시즌인 가을에는 어디를 가면 좋을까? 가족이 함께 가볼 만한 곳으로 '군산'을 추천한다. 
     
    ◇ 일본식 건물이 많이 남아있는 군산
     
    군산은 1899년 강화도 조약에 따라 개항된 항구도시다. 국내 최대 곡창 지대인 호남, 충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인들이 이주해 살기 시작했고 한때는 1만명이 넘는 일본인이 살았다. 군산 곳곳에 일본식 건물이 많이 지어졌고 아직까지 그 흔적이 남아 관광지가 된 곳이 많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와 조선은행, 군산세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일제시대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보니 각 관광지마다 일제 시대에 대한 실상을 알리는 전시회 등이 많이 열린다. 동국사에서도 올초 관련 전시회가 열렸었다.
  •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 대웅전. 출처: 동국사 홈페이지
    ▲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 대웅전. 출처: 동국사 홈페이지
    ◇ 스탬프 투어로 둘러보는 군산의 주요 명소
     
    군산시, 관광명소 12곳 선정 스탬프투어 시행

     
    군산시에서는 관광명소 12곳을 소개한 책자를 보고 순서대로 방문하여 도장을 찍어 방문지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여행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스탬프 투어를 기획 진행 중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진포해양공원, 월명공원, 은파호수 공원 등 시내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곳부터 군산호수공원, 금강철새조망대, 고군산군도, 새만금방조제 등 차로 이동해야 하는 곳까지 주요 명소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참고: 군산 문화관광 홈페이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군산 근대역사 벨트 스탬프 투어
    스탬프 투어 마치면 '군산 흰찰쌀보리' 선물

     
    군산근대역사발물관에서는 최근 '군산 근대역사 벨트 스탬프 투어'를 선보였다. 군산근대역사발물관을 시작으로 도보로 이동해 3~5시간이면 근처 주요 관광지 8곳을 순서대로 방문할 수 있고, 각 관광지에 대한 설명이 잘되어 있어 관광하기 좋다. 특히, 자가 차량이 없이 버스나 기차 등으로 군산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인기다.
     
    첫 번째 스탬프 투어지인 군산근대박물관에는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재현한 근대생활관이 있어 과거 군산의 거리를 실감할 수 있다. 군산근대박물관을 둘러본 뒤 거리로 나오면 과거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인력거 체험을 할 수 있는 인력거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박물관을 중심으로 좌우에 군산세관, 조선18은행, 미즈카페, 장미갤러리, 장미공연장 등을 모두 방문한 뒤, 마지막으로 진포해양공원에서 스탬프 투어를 마치면 '군산 흰찰쌀보리'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 군산근대박물관에는 1930년대 군산의 거리를 실감나게 재현했다(위). 일제 때 일본인이 지었던 군산세관(중간)과 조선18은행(아래)은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출처: 군산 문화관광 홈페이지
    ▲ 군산근대박물관에는 1930년대 군산의 거리를 실감나게 재현했다(위). 일제 때 일본인이 지었던 군산세관(중간)과 조선18은행(아래)은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출처: 군산 문화관광 홈페이지
    ◇ 그 밖의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많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 경암동 철길 마을
    밤에는 은파호수공원 야경도

     
    군산에는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이 있다.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사진사 정원(한석규 분)과 앳되고 예쁜 얼굴의 스무 살 주차 단속원 다림(심은하 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속 촬영지 초원사진관은 촬영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진관 앞에는 한석규가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와 다림이 타고 다니던 주차단속차가 그대로 놓여 있다. 내부 구경도 가능하다.
     
    철길을 사이에 두고 판자집이 늘어선 경암동 철길마을도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예전에 기차가 지나갈 때 이곳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철길과 맞닿아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벽화도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작해 인기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밤에는 은파호수공원을 찾아 형형색색 조명이 수놓은 물빛다리를 걸으며 야경 구경을 하면 좋다.
     
    이 밖에 군산에는 포털사이트에서 '군산 맛집'을 검색하면 수천 개의 포스팅이 나올 정도로 먹을 거리가 많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은 단팥빵과 야채빵이 유명하다. 언제 가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 또, 군산 떡갈비, 게장, 전복장, 중국집 등 다양한 맛집이 있어 맛집 기행으로도 군산을 다녀가는 사람이 많다.
  • 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위)과 경암동 철길마을(아래)
    ▲ 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위)과 경암동 철길마을(아래)
    ◇ 아픔을 간직하고 문화로 승화시킨 도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군산은 여행을 다녀온 대부분의 사람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로 만족해하고 꼭 다시 한번 찾고 싶어하는 도시다. 하지만 그 이면에 일제 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에 숙연해지기도 하는 곳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플랜카드는 군산 여행을 통해 우리가 느껴야 할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가족과 함께 떠날 국내 여행지를 물색 중이라면, 여행의 즐거움과 아픔의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군산'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듯 하다.
  • 군산시 주요 관광지. 출처: 군산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 군산시 주요 관광지. 출처: 군산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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