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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추석에는 다같이 둘러 앉아 고스톱 한판? 이제 그만!

기사입력 2014.12.09 11:22
  • 영화 '타짜 - 신의 손'이 9월 3일 개봉했다. 2006년 '타짜'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와 최승현, 신세경, 이하늬 등 새롭게 캐스팅된 배우들이 전편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를 넘어서 본인들만의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에 많은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개봉과 함께 한번쯤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추석'과 '화투'의 관계다. 2006년 '타짜'는 그 해 추석 시즌에 맞춰 영화가 개봉되었었고, '타짜 - 신의 손' 역시 올해 추석 시즌에 맞춰 개봉되었다.
  • ◇ 추석에는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고스톱 한판?
     
    추석시즌에 맞춰 영화 '타짜'가 개봉된 것은 단순히 추석에 관람객들이 영화를 많이 찾기 때문만은 아니다. 추석에 온 가족이 모이면 둘러 앉아 화투를 꺼내 고스톱 한판 치는 게 오래된 우리네 모습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세대가 달라져 그런 모습이 조금은 덜하다고는 하나 여전히 어른들 사이에서는 고스톱이 최고 인기게임일 것이다. 심지어 스마트폰이 유행하고 나서는 일명 '맞고'를 칠 수 있는 게임앱을 즐길 정도다.
     
    ◇ 열두 달을 상징하는 화초그림딱지, 화투
  • 열두 달을 상징하는 화초그림딱지
    ▲ 열두 달을 상징하는 화초그림딱지
    화투는 열두 달을 상징하는 화초 그림 딱지로, 각 달 마다 4장씩 구성하여 총 48장으로 이루어졌다. 1월은 솔, 2월이 매화, 3월은 벚꽃, 4월은 등나무, 5월은 난초, 6월은 모란, 7월은 홍싸리, 8월은 공산명월, 9월은 국화, 10월이 단풍, 11월은 오동, 12월이 비이다. 1월, 3월, 8월, 11월, 12월을 상징하는 딱지에는 '광(光)'자가 들어간 딱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나머지 달에는 새나 동물이 들어간 딱지가 포함된다. 화투 놀이의 종류로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고스톱', 그림을 맞춰가는 '민화투', 2~3장의 딱지 숫자조합으로 승부를 가르는 '섰다' 등 다양한 형식의 놀이가 있다.
     
    ◇ 일본에서 들여온 도박 게임 '하나후다(花札)', 화투(花鬪)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화투는 포르투갈의 '카르타'놀이에서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투의 그림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앞서 알아보았듯이 각 달에 일본의 특징적인 문화가 그려져 있다. 간단한 예로 3월에는 일본에서 벚꽃 축제가 절정에 이를 때이고, 8월은 일본 '오츠키미(달맞이)'의 계절이며 철새인 기러기가 이동하는 시기임을 알려주고 있다. 10월은 단풍놀이인 동시에 사슴 사냥철로 이러한 특성을 딱지에 나타낸 것이다.
     
    이런 일본의 하나후다가 한국에 화투로 들어온 것은 19세기다. 특히, 일제가 침략 전쟁의 일환으로 한국과 중국에 화투를 교묘히 침투시켰다는 주장이 있다. 당시 군내에서 이 게임을 알려주고 제대한 군인들이 전국적으로 노름을 퍼뜨리게끔 했다고 한다. 노름으로 국민들의 정서를 피폐하게 하고 가정 경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계략이었다는 것인데, 실제로 전국적으로 화투로 인한 노름이 만연했고 지금도 그 폐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이제는 고스톱에서 벗어날 때
  •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이야기는 광복 이래로 아직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숙제다. 화투 역시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도박이 아닌 순수 게임으로 즐기면 좋지 않냐고 반론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스톱이라는 게임은 "단돈 10원이라도 걸어야 맛"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10원이 100원이 되고, 100원이 1000원이 되고, 집에서 하던 것이 바깥에서 하게 된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민속 고유의 놀이 '윷놀이'도 있고, 한 때 유행했던 보드게임도 있다. 게임이 없어도 오랜만에 만난 가족끼리 대화를 해도 좋고, 다같이 교외로 놀러 가도 좋다. 추석에 고스톱을 즐기는 것이 우리네 정서라고 얘기하는 것.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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