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이중섭의 소, 머리랑 몸통을 따로 떼어 보세요!

기사입력 2015.05.02 05:30
이중섭 ‘소 3총사’, 보다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 이중섭의 '소'(1953년경•서울미술관 소장)
    ▲ 이중섭의 '소'(1953년경•서울미술관 소장)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꼽으라면 이중섭의 ‘소’를 빼놓을 수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됐던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회화 100선’전 관람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중섭의 ‘황소’와 ‘소’는 ‘출품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1, 2위에 나란히 꼽히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중섭의 소가 대중에게 사랑 받는 이유를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저항정신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배경지식이 전혀 없이 이중섭의 소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은 많다. 아마 그림 자체에서 느껴지는 우직한 소의 기상이 사람의 마음을 끌어들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중섭의 소 그림은 모두 3점으로 홍익대박물관이 소장한 ‘흰 소’와  ‘황소(1953년경·개인소장)’, ‘소(1953년경·서울미술관)가 이중섭 소 삼총사로 불리는데,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회화 100선’전에서는 이 작품들이 42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았었다.

    그림 보는 방법에 정답은 없지만,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여행지에서만이 아니라 그림 감상에도 해당된다.

    전시회 방문 전 그림이 그려진 시대, 작가의 의도,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감상 포인트 등을 미리 알아놓는다면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미리 자료를 찾기 힘들다면 전시회장의 도슨트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도슨트는 일반인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그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새로운 감상법까지 제시해주곤 한다.

    이중섭의 소 삼총사 중 한 점을 소장한 서울미술관의 도슨트는 소의 머리와 몸통을 각각 가린 채 감상하는 부분 감상법을 제시했다.

    우선 ‘소’ 앞에 서서 손을 눈 높이로 들어 소의 머리 부분을 가린다. 머리가 가려진 소의 몸통은 울뚝불뚝한 힘줄과 갈비뼈가 보다 강조되어 보이며, 당장이라도 앞으로 거꾸러질 듯한 강인한 힘이 느껴진다. 다음에는 반대로 소의 몸통을 가리고 얼굴만을 남겨본다. 폭발할 듯 역동적인 몸통의 느낌과는 다르게 소의 얼굴은 여유롭고 해학적이기까지 하다. 이렇게 다른 느낌의 머리와 몸통을 따로 감상한 후 본 온전한 모습의 소는 그냥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감상자의 눈과 마음을 파고들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도슨트 뿐 아니라 전시회 팜플릿이나 도록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으로도 그림을 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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