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잘 섞인 드라마"…'꽃파당'이 보여 줄 조선시대 청춘X사랑X성장(종합)
발랄하기만한 '퓨전 로코 사극'을 표방하지만, 그 속엔 인물의 아픔과 성장이 있다. "러브 스토리는 양념일 뿐"이라고 말한 김가람 감독의 말처럼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은 조선시대 청년을 통해 현시대의 청춘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극본 김이랑, 연출 김가람)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가람 감독을 비롯해 김민재, 공승연, 서지훈, 박지훈, 변우석, 고원희가 참석했다.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은 여인보다 고운 꽃사내 매파(중매쟁이) 3인방, 사내 같은 억척 처자 개똥이, 그리고 첫사랑을 사수하기 위한 왕이 벌이는 조선 대사기 혼담 프로젝트.
이날 김가람 감독은 "'꽃파당'이라는 드라마 대본을 접했을 때 제일 먼저 '사극답지 않은 사극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제 마음가짐을 바꿔서 제 생각을 버리고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이들의 에너지를 작품 안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며 "이걸 잘 표현해낸다면 보시는 분들도 단순한 퓨전사극으로 보시는 게 아니라 요즘 청춘들과 별다를 게 없는 그 시대 청춘의 이야기,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아픔을 견디고 사랑을 표현해왔는지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김민재는 '꽃파당'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성혼율 99% 조선 최고의 사내 매파 '마훈' 역을 맡았다. 마훈은 수려한 외모와 논리적인 언어구사력,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작두 탄 예지력, 무엇보다 예리한 관찰력과 집요한 조사로 최적의 상대를 찾아주는 인물.
김민재는 "처음 '꽃파당' 대본을 보고 조선의 매파 이야기가 너무 신선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했다"며 "주연을 맡다 보니 부담감이 있었다. 그만큼 정말 최선을 다해서 찍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극의 중심을 이끄는 마훈에 대해 "사람 관찰하기를 잘하는 인물이어서, '나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라는 대사를 많이 한다"며 시그니처 대사를 꼽으며 캐릭터의 매력을 소개했다.
공승연은 사내보다 더 사내같은 억척 처자 '개똥'으로 분한다. 거친 시장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마 대신 바지를, 댕기 대신 상투를 선택한 여인. 시장에선 닷푼만 주면 장작 패기, 쌀가마 나르기, 생선 손질하기, 패싸움 말리기 등 그 어떤 일도 해결해 준다 하여 '닷푼이'로 불린다.
오랜만에 사극에 출연하는 공승연은 남성적이면서도 거친 매력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기본적으로 개똥이 말투의 베이스는 전라도 사투리인데 한양에 온 지 오래된 인물이고, 시장 생활을 하다 보니 각 지역의 사투리가 섞여 있다. 그런 걸 충족할 수 있는 개똥이의 말투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간 출연작에서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이번엔 대부분 동생들과 촬영을 하게 됐다. 어린 친구들이 잘 배려해줘서 항상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출연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지훈은 순정파 국왕 '이수'로 분해 첫사랑 개똥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다. 23년간 평범한 대장장이로 살던 그는 하루아침에 조선의 국본이 되고, 자유롭게 살던 때와 달라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받게 된다. 특히, 그는 끝없이 들이대는 궁 여인네들의 공세에도 불구 개똥이에 대한 절개를 지킨다.
서지훈는 "이수는 23년 동안 김수라는 대장장이로 살아온 아이인데, 한순간에 김수가 아닌 이수로, 왕으로 변한다"며 "변하는 포인트에서 김수와 이수 사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그 부분은 톤을 바꿔보는 걸로 노력을 하고 있다. 잘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환을 맞는 캐릭터를 설명했다.
또한, 꽃파당 멤버는 아니지만 우월한 비주얼로 궁궐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를 맡은 바, "빛나는 외모보다는 왕의 무거운 역할에 대해 더 연구해서 연기하고 있다"고 주안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꽃파당의 이미지 컨설턴트 '고영수'와 조선 최고 정보꾼 '도준' 역은 각각 박지훈과 변우석이 연기한다. 고영수는 한양의 핫한 셀럽으로 타고난 패션 센스와 스타일링 감각으로 2% 부족한 외모를 가진 이들을 위해 이미지 컨설턴트를 담당한다.
성인이 된 후 첫 연기에 도전하는 박지훈은 "부감감보다는 긴장감이 컸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극이다 보니 더 부담이 컸다"며 "좋은 형 누나들을 만나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었다"고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극 중에서나 촬영장에서나 '막내'로 활약하는 그는 "귀여운 막내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오히려 현대적인 말투를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며 "웃겨드리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현장에서도 텐션을 담당하고 있다"고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여기에 도준은 외모, 성품, 두뇌, 학식까지 빠지는 게 없는 인물로, 집안의 몰락으로 강제 한량 신세에 놓인다. 하지만, 기거하다시피 하는 기방에서도 최고급 정보만을 모아 조선 최고 정보꾼으로 활약한다. 변우석은 "남들이 볼 때는 한량 같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 상처가 있는 인물"이라며 도준 캐릭터의 반전 면모를 강조했다.
고원희가 연기하는 '강지화'는 좌의정의 외동딸로 웬만한 사내들보다 학식이 깊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 그의 유일한 단점은 높은 자존심이다. 그간 외적으로도 발랄하고 통통 튀는 인물을 연기해온 고원희는 "지화는 양반집 규수다보니 사극에 가까운 톤을 잡고 내면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디테일을 위해 일반적인 새침, 도도한 모습과 달리 무게가 있는 목소리 톤과 말투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하며 김가람 감독은 '꽃파당'을 "맛있게 잘 섞인 드라마"라고 요약했다. 그만큼 각 캐릭터의 매력과 각각의 스토리가 튀지 않게 잘 연출해냈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터. 특히, 그는 "여섯 배우들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과 보여주고 싶었던 매력을 다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며 배우들의 연기력과 시너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조선시대 청춘물 소재에 배우들의 비주얼, 연기 향연까지 모두 담은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은 오늘(16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